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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 이야기/에세이

[고정욱 에세이] 열정을 만나는 시간 - 아주 특별한 고 샘의 못다 한 이야기

by jackie007 2018. 3. 19.

 

 

도서열정을 만나는 시간의 저자인 고정욱 선생님은 국문학을 공부한 문학박사입니다. 그는 어린 시절 소아마비에 걸려 고생을 했는데 결국은 하체를 쓰지 못하는 장애인이 되고 말았습니다. 어머니께서는 한 번도 쉬지 않고 아들을 업어서 등교를 시켰습니다. 그렇게 해서 초등학교를 졸업하고 중학교에 입학해서는 목발을 사용해 혼자서 등교를 하게 되었습니다. 이 도서는 책벌레인 고정욱 선생님의 어린 시절부터 현재까지 성장하면서 느낀 여러 가지 일들에 대해 서술한 에세이입니다.

 

고정욱 선생님은 말합니다.“내가 내안에 있는 용기를 끄집어낼 수 있었던 것은 바로 독서의 힘이다.”라고... 장애가 있더라도 노력하면 할 수 있다는 것을, 포기하지 않으면서 사는 법을 배운 것은 오롯이 아버지와 어머니의 정성어린 사랑 때문이었습니다. 친구들은 밖에 나가 노는데 자신은 그럴 수 없다는 것이 자신을 우울하게 만들었습니다. 그래서 어린 고정욱 선생님은 책과 쉽게 친구가 될 수 있었고,‘톰 소여의 모험을 읽고 용기와 희망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고정욱 선생님은 세상이 자신을 바라보는 편견을 이겨내기 위해 나 자신을 사랑하기로 다짐합니다. 그 이유는 자신을 사랑하는 사람만이 매일 매일의 삶에 최선을 다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자기 자신을 사랑하지 않으면서 남을 사랑한다는 것은 불가능합니다.‘하늘은 스스로 돕는 자를 돕는다.’라고 하지 않습니까? 이 도서는 장애인에 대한 편견을 가지고 있는 세상에 대해서 견딜 수 있는 힘을 주고 있습니다.

 

고정욱 선생님은 처갓집의 반대에도 무릎쓰고 결혼을 하여 12녀를 둔 가장입니다. 어느날 화장실에서 나와 기어가는데 세 살짜리 막내가 아빠는 왜 걷지 못하는 지를 얘기하는 것이었습니다. 그리곤 걷는 법을 아빠에게 가르쳐주려고 했는데 그 때 고정욱 선생님은 죽고 싶은 심정이었다고 회상합니다. 위의 두 아이는 아무 문제가 없었는데 이제 세 살짜리인 막내딸에게서 제동이 걸린겁니다. 고정욱 선생님은 허공을 보며 딸에게 못다 한 말을 마음속으로 해봅니다.

 

걷지 못하는 아빠를 이해할 수 없는 딸아, 아빠는 아무리 네가 칭찬을 해주고 아무리 해보라고 해도 걸을 수 없는 사람이란다. 너도 크면서 알겠지만 이 세상에는 아빠가 걷지 못하는 것처럼 개인이 할 수 없는 일이 엄청나게 많단다. 어쩌면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은 아주 조금뿐일지도 몰라. 그것도 결코 녹록지 않은 것들로. 그래서 그 작은 일을 하나라도 해낼 때 우리는 칭찬을 하고 격려를 하는 거겠지.

 

하지만 귀여운 막내딸아, 칭찬을 한다고 모든 것을 해낼 수 있는 것은 아니야. 이 세상엔 불가능한 일도 많단다. 나폴레옹이 자신의 사전에 불가능이 없다고 한 것은 자신이 할 수 있는 범위 안에서 불가능이 없다는 거야. 그건 다시 말해 최선을 다하면 능력을 발휘해서 어려워 보이는 일도 해낸다는 것이지. 아빠는 칭찬이나 의학이나 기적이나 그 무엇으로도 돌이킬 수 없는 강을 건너간 장애인이야.

 

하지만 사랑하는 막내딸아, 아빠는 그래도 글을 쓰는 작가이고 전국에 강연을 다니며 사람들에게 감동을 주지 않니. 그리고 책도 우리나라에서 제일 많이 출간했고, 세상에 선한 영향력을 주며 살고 있지 않니. 사람들이 나의 책을 읽고, 나를 강연에 불러주고 나를 존경한다고 말해 주는 것, 이것은 칭찬이면서 내가 겪을 수 있는 최고의 기적이란다.

 

비록 벌떡 일어나서 걷지 못해 사랑하는 너의 칭찬을 받지는 못했지만 소중한 딸아. 말하지 않아도 가족은 그 존재 자체가 칭찬 아니겠니. 1급 장애인 아빠에게 너희 엄마는 가장 자랑스러운 칭찬이고, 12녀의 자녀는 가장 훌륭한 칭찬이며 가슴에서 빛나는 훈장이란다. 내 곁에 있어주는 것만으로도 소중한 사람. 그들이 칭찬 바로 그자체지.

 

아빠는 그래서 오늘도 용기를 내서 글을 쓰고 장애인이 차별을 받지 않는 세상을 만들려고 열심히 뛰고 있단다. 이제는 다 커서 비행기 조종사의 꿈을 이루기 위해 노력하는 막내딸아, 제일 먼저 네가 조종하는 비행기에 나를 태워주겠다는 너. 정말 고맙다. 몸으로는 너와 같이 못해도 마음으로는 평생 함께 걸을 거란다. 이 약속이 네게 칭찬이 되면 좋겠구나.“

 

고정욱 선생님은 우리나라의 청소년들이 밝고 명랑하게 커야 하는데 요즘 아이들을 보면 공부에 찌들어 웃음을 잃고 산다고 얘기합니다. 저도 딸아이를 하나 키우는데 초등학교를 다니던 때에는 웃음이 그치지 않았던 딸아이가 중학교, 고등학교를 거치면서 웃음을 잃어만 갔습니다. 우리나라 청소년들이 맘껏 웃을 수 있는 나라로 만들어가는 것은 어른들의 몫이 아닐까 생각해 봅니다.

 

장애인들에게 지하철은 너무 높아 넘기 힘든 산으로 보입니다. 지하철을 타려고 리프트를 사용하다 추락사하는 경우도 생기는데요. 고정욱 선생님은 정확히 다섯 번에 걸쳐 지하철을 타 보았다고 얘기합니다. 그리고 아련한 추억으로 간직하고 있는데요. 수많은 장애인들이 타고 싶어하는 지하철에 엘리베이터가 꼭 생겼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고정욱 선생님은 대학원을 졸업하고 대학교 강의를 맡아 시작하게 되었는데 그이후로 20년간 강의를 했고 수많은 제자들을 길러냈습니다. 많은 학생들이 보기엔 장애인 강사로 보였겠지만 성심성의껏 강의를 하여 인기있는 강사로 인정을 받았습니다.

 

고정욱 선생님은 말합니다.

 

인생에 공짜는 없다. 원하는 것이 있으면 대가를 지불해야 한다. 그 대가는 땀과 노력이다. 지치지 않고 끊임없이 노력하려면 가슴속에 꺼지지 않는 열정이라는 이름의 용광로를 하나 세워야 한다.”

 

고정욱 선생님은 본인이 겪고 있는 장애를 문화의 장으로 끌여 드리려는 노력을 하고 있습니다. 장애인이 주인공인 동화를 쓰는 일인데요. 이미 20여권의 책이 여러나라에 번역되어 출간이 되었습니다. 장애인에 대한 문제는 우리나라뿐만이 아니라 다른 나라도 마찬가지입니다. 고정욱 선생님이 쓰신 이러한 동화들을 통해 청소년들이 장애인들에 대한 배려와 관심을 가지고 장애인이 다른 사람들과 다를게 없다는 인식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지금 서평을 쓰고 있는열정을 만나는 시간역시 고정욱 선생님 본인의 자서전적인 에세이라고 말할 수 있겠습니다.

 

강연이 많기에 작가보다는 강연가로 인식될 수도 있겠는데요. 강연을 가면 학생들이 고정욱 선생님의 도서를 읽고 감동을 받아 오는 학생들도 있다고 합니다. 마치 헬렌 켈러처럼 자신의 단점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고정욱 선생님은 이러한 단점을 이겨내어 대학에서 강의를 하는 것은 물론이고 강연과 책쓰기에 전력을 다하고 있습니다. 특히 작가라는 직업에 대해 천직이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그에게는열정이라는 단어가 마음속에 깊이 새겨져 있습니다. 젊은 시절 신춘문예에 응모했다가 떨어지기를 수십번 겪은 고정욱선생님은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계속 응모를 한 결과 문화일보 신춘문예에 당선되어 작가의 길을 걷게 됩니다. 이 또한 그의 마음속에 새겨진열정이 있었기에 가능한 것이었습니다.

 

고정욱 선생님은 말합니다.

 

삶의 고통은 결코 벗어나거나 잊히는 것이 아니다. 그저 이겨내야 하는 것이다. 이겨내는 용기를 우리는 누구나 갖고 태어났다. 다만 그 용기를 써먹지 못할 뿐이다. 내가 내 안에 있는 용기를 끄집어낼 수 있었던 것은 바로 독서의 힘이다. 책 속의 수많은 주인공은 결코 포기하지 않고 자신의 꿈과 희망을 위해 노력한다. 그들이 했다면 나도 할 수 있다. 우리에겐 밝은 쪽으로 삶의 방향을 돌릴 수 있는 능력이 있다. 내가 오늘 선택하고 실천하면 이루어진다. 책에 있는 수많은 주인공들이 나에게 가르쳐준 결론이다.”

 

우리가 살아가면서 장애인의 친구가 되어 주는 건 소중한 배려이고 나눔입니다. 누구나 실천할 수 있는 배려와 나눔은 결국 나를 위한 것입니다. 이 도서를 읽고 느낀 것은 고정욱 선생님이 장애인들의 대표가 되어 일반 사람들에게 큰 메시지를 전했다고 생각합니다. 장애인들을 차별하지 않고 관심과 배려를 한다면 우리사회는 조금이나마 더 따뜻한 공간이 되지 않을까 생각해 봅니다. 좋은 도서를 읽으니 마음도 푸근해짐을 느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