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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 이야기/에세이

[에세이] 오늘 내가 사는게 재미있는 이유 - 김혜남 지음

by jackie007 2018. 1. 20.

 

 

이 도서의 저자 김혜남(정신분석 전문의)님은 <서른 살이 심리학에게 묻다>, <심리학이 서른 살에게 답하다>, <어른으로 산다는 것> 도서로 잘 알려진 정신분석 전문의이자 작가입니다. 30년간 꾸준히 정신과 의사로 일하고 병원을 개업한지 1년도 안되어 파킨슨병이란 진단을 받고 몸을 움직이지 못하는 고통속에서 쓴 그녀의 자전에세이집입니다. 그녀는 앞만 보고 달려왔습니다. 정신과 전문의로서, 작가로서, 며느리로서, 엄마로서, 아내로서 그녀는 억척같이 그 수많은 임무를 완성해 내느라 바쁘게 앞만 보고 달려온 것입니다. 파킨슨병이란 진단을 받고 병원을 닫고서 한달간 꼼짝없이 누워 이런 저런 생각을 했다고 합니다. 하지만 달라지는 것은 아무것도 없었다고 합니다. 그 순간 그녀는 하루중에 고통의 시간이 지나면 고통이 없는 시간이 오는데 그 때 운동도 하고, 중국어 공부도 하고, 집안일을 하고, 산책을 하고, 글을 쓰는 등 아프기전보다 더 재미있게 살기 위해 노력했다고 합니다.


병이 더딘 덕분에 15년간을 파킨슨병과 싸우며 깨달은 것들을 진솔하게 이 도서에 담았습니다. 열여덟 살에 소울메이트나 다름없었던 바로 위의 친언니가 교통사고로 죽은 후 방황을 하며 자살을 꿈꾼적도 있었다고 합니다. 하지만 언니와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 공부에 전적으로 매달렸고 원하는 고려대 의대에 입학을 하게 됩니다. 응급환자를 살려내기 위해 심장소생술을 하고 난후 하혈을 하여 유산을 하게 된 저자는 정말 진정한 의사라고 생각합니다. 그 이후에 건강한 아들과 딸을 출산하여 행복한 가정을 이끌어 나가는데 마흔 셋에 파킨슨병 진단을 받고 실의에 빠지게 됩니다. 하지만 한달만에 극복하고 이 도서를 쓰기 시작했는데 주옥같은 글들이 내가슴속에 와닿았습니다.


이 도서는 특히 인간관계의 중요성에 대해 깊이있게 조언을 해주고 있습니다. 특히 그녀는 자녀들에게 부모로부터 자유로워지라고 이야기합니다. 부모는 부모로서의 인생이 따로 있듯이 자녀들 또한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을 하면서 자기의 인생을 묵묵히 걸어 갈것을 당부합니다. 부족하고 못난 부모를 탓할 필요도 없고, 부모의 업적에 옭아맬 필요도 없다고 합니다. 부모는 자식이 걸아갈 길에 이정표는 될 수 있어도 목표가 되어선 안된다고 합니다. 그리고 자녀들에게 알을 깨고 날아오르기를 기대합니다. '새는 알을 깨고 나온다. 알은 곧 세계다. 태어나려고 하는 자는 하나의 세계를 파괴하지 않으면 안된다.' 헤르만 헤세의 <데미안>에 나오는 구절을 예로 들어 모든 성장엔 고통이 따르며 하나의 세계를 깨고 나온다는 것은 신나는 일이라고 이야기 합니다. 갑갑하고 좁은 세계를 벗어나 날개를 활짝 펴는 일이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몸이 더 악화되어 이제는 병원을 문닫고 제주도에서 요양을 하면서 또 글을 쓰는 김혜남님은 가장 기본적인 화장실가는 일조차 너무 버거워짐에도 불구하고 남은 인생을 재미있게 살고 싶다고 이야기합니다. 그녀는 이 도서의 후반부에 내 인생의 버킷 리스트(죽기 전에 꼭 해 보고 싶은 일들을 적은 목록)10을 기록해 놓았는데 다음과 같습니다.

1. 그림 그리기

2. 우리나라 바다 한 바퀴 돌기

3. 다른 나라 언어 배우기

4. 맛있는 요리를 만들어서 대접하기

5. 나에게 상처 준 사람들에게 욕 실컷 하기

6. 세상의 모든 책 읽어 보기

7. 책 한권 쓰기

8. 남편과 무인도에 들어가 일주일 지내기

9. 가족들과 행복한 크리스마스 보내기

10. 조용히 온 데로 다시 가기 (죽을 때 요란 떨고 싶지 않다. 조용히 삶을 마무리하고 잘 떠나고 싶다.)

​부디 그녀의 삶이 다할 때까지 재미있는 삶을 사시기를 기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