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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 이야기/인문학

[인문학도서] 에디톨로지(Editology) - 창조는 편집이다. (김정운 지음)

by jackie007 2018. 1. 24.

 

 

이 도서는 한때 명지대교수를 역임하시고 지금은 교수직에서 물러나 일본으로 유학을 가신 김정운님의 도서입니다. 이 도서를 처음 보았을 때 커버디자인이 맘에 들어 책을 고른 점도 있지만 김정운님의 도서를 한권도 읽어보지 못한 저에게는 새로운 경험이 될 것 같아 이 도서를 고르게 되었습니다. 이도서는 e-북으로 다운을 받아서 보았습니다. 눈이 피로할 줄 알았는데 그렇게 피로한 정도는 느끼지 못했습니다. 특히나 도서의 내용이 김정운님의 해박한 지식과 편집의 귀재임을 느낄수 있는 내용으로 가득했습니다. 창조는 편집이다. 로 시작되는 그의 달변은 책을 보는 내내 감탄을 자아내게 하였으나 도서의 뒷부분이 조금 지루하다는 느낌도 받았습니다. 심리학적 용어가 등장할때는 조금 어렵다는 생각도 들었으나 완독을 하였습니다.도서의 뒷부분을 보니 이런 얘기가 있습니다. 책은 처음부터 끝까지 다 보는 것이 아니다. 이 책이 조금 지루한 부분도 있었으나 처음부터 끝까지 읽으려 했던 저의 행동이 조금은 잘못된 면도 있었군요. 김정운님은 말합니다. 책의 목차가 있으니 어떤 부분부터 있더라도 가능하다는 것입니다. 공부는 '데이터베이스'라고 합니다.


김정운님은 책을 읽을 때 반드시 옆에 노트북을 두었다고 합니다. 새로운 내용이 나올 때마다 데이터베이스에 개념별로 정리해 넣었다고 합니다. 자료가 쌓일수록 검색결과는 풍부해졌고요. 연구소 자료와 박사학위 논문을 정리하면서 그의 데이터베이스는 더욱 세련되어 졌다고 합니다. 독일 유학때는 노트를 썼는데 독일학생들은 카드를 쓰더라는 것입니다. 독일사람들은 정리강박증이 좀 있다고 합니다. 그들에게는 '괜찮아요?'라는 말이 모든것이 정리가 다 잘되어 있나요?'라고 말하는 것이랍니다. 그토록 정리에 민감한 독일인들은 카드를 이용해 데이터베이스를 짠다고 합니다. 그리고 그 데이터베이스를 이용해 편집이 가능한 것이지요. 하늘아래 무에서 유를 창조하는 것은 신만이 가능하다고 말합니다. 우리 인간은 기존의 데이터를 편집해 창조하는 것이지요. 저도 김정운님덕분에 데이터베이스 프로그램인 '에버노트'프로그램을 사용하게 되었습니다.

 

이 도서에서 주장하는 바는 '창조는 편집이다'입니다. 세상 모든 것들은 끊임없이 구성되고, 해체되고, 재구성된다고 합니다. 이 모든 과정을 '편집'이라고 하는데 신문이나 잡지의 편집자가 원고를 모아 지면에 맞게 재구성하는 것, 또는 영화편집자가 촬영자료들을 모아 속도나 장면의 길이를 편집하여 관객들에게 전혀 다른 경험을 가능케 하는 것처럼 우리는 세상의 모든 사건과 의미를 각자의 방식으로 편집합니다. 이같은 편집의 방법론을 김정운님은 '에디톨로지'라고 명명했습니다. 비슷한 개념은 많습니다. 통섭, 융합, 크로스오버, 콜라보레이션이 그 비슷한 개념입니다. 그리고 김정운님은 말합니다. 에로틱한 상상력이 활발해야 가슴 설레는 일도 있고, 삶의 즐거움도 있는 법이랍니다. 그 예로 <플레이보이>광고를 예로 들면서 기가 막히게 참신한 광고라고 말합니다. 그말에 저도 어느정도 공감을 합니다. 20대 때의 설레이던 마음은 이제 50대가 되면서 흔적도 없이 사라지고 삶의 재미가 반감되는 결과를 초래했습니다.

 

지식-정보-자극, 에디톨로지는 이 세가지 개념에 대한 새로운 정의에서 출발합니다. 지식은 정보와 정보의 관계인데 새로운 지식이란 정보와 정보의 관계가 달라지는 것을 의미한다고 합니다. 한번 구성된 지식은 또 다른 지식과 연결되어 '메타지식'을 구성합니다. 공부한다는 것은 이 메타지식의 습득을 뜻합니다. 현재 시대는 정보가 부족한 시대가 아닙니다. 다양한 방식의 편집이 가능한 지식 편집의 시대입니다. 수십만명의 트위터 팔로워를 가지고 있는 유명인의 영향력은 웬만한 중소 언론 매체의 영향력을 능가합니다. 지식 편집의 수단을 쥐고 있는 자에게 권력이 쏠리는 시대가 된 것입니다.

 

평소 친분이 있는 이어령선생은 여든이 넘은 나이에도 불구하고 정보화시대에 맞게 여섯대의 컴퓨터를 두고 작업을 하신다고 합니다. 대단히 건강하신 분이라는 걸 엿볼 수 있습니다. 제가 여든살이 되었을 때 과연 이어령선생처럼 컴퓨터작업을 할 수 있을 것인지 궁금합니다. 여하튼 김정운님은 한마디로 '에디톨로지'를 창조는 편집이다라고 주장합니다. 그리고 제가 또 읽은 도서가 있는데 '베끼고, 훔치고, 창조하라'는 책입니다. 이 도서에서는 영화 [아바타]를 예로 들어 설명합니다.

 

바로 영화 [아바타]는 편집을 통한 새로운 창조라고 말입니다. 전 세계를 3D 돌풍으로 휩쓸었던 영화 [아바타]는 모방과 창조의 대표작입니다. 판도라 행성의 토착민과 지구인 사이의 갈등과 사랑을 그린 이야기의 줄거리는 영화 [늑대와 춤을]과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주인공이 자신의 분신인 아바타에 접속하는 모습은 영화 [매트릭스]를 떠올리게 합니다. 미야자키 하야오의 애니메이션 [천공의 섬 라퓨타][미래소년 코난]의 흔적도 곳곳에 드러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누구도 [아바타]를 모방의 아류라고 비난하지 않습니다. 오히려 3D 영화의 신기원을 열었다며 찬사를 보냅니다. [아바타]는 모방을 통해 모방을 넘어선 창작물로 손꼽히는 것입니다. 이러한 영상 또한 편집을 통해 새로운 모습으로 우리들 곁에 찾아온 것입니다.

 

또한 이책에서는 하늘 아래 모방을 거치지 않은 새 것은 없다. 모방은 더 나은 하이브리드를 생산하는 창조의 필수과정이다. 시인 푸슈킨도, 화가 피카소도 모두 모방의 천재였다. 모방은 가장 탁월한 창조의 전략이므로 모방을 하다보면 창조적인 무언가가 나올 수 있다고 얘기합니다. 진정한 고수는 남의 것을 베낍니다. 하지만 하수는 자기의 것을 쥐어짭니다. 그 결과 고수는 창조하고 하수는 제자리걸음입니다. 모방을 축적하다 보면 한 순간, 창조의 한 방이 나옵니다. 그러나 모방에만 머물러서는 안 됩니다. 모방이 모방으로 끝나지 않으려면 어떠한 연결이 있어야 합니다. 모방과 연결과 창조가 한통속으로 엮여야 하는 것입니다. 이전 것들의 모방, 내 문제와의 연결, 그리고 이런 모방과 연결의 반복적인 심화작업이 새로운 창조를 낳습니다.

모방과 연결은 개인과 기업, 국가를 모두 창조적으로 만드는 불변의 공식입니다.머리가 뻑뻑할 때마다 하루에 하나씩, 이 책의 사례들을 수없이 반복적으로 각자의 현장에 적용해보아도 좋을 것입니다. 의외로 손쉽게 창조라는 것을 할 수 있을 것입니다. 창조는 어렵지 않습니다. 모방이 곧 창조입니다. 창조자는 늘 모방합니다. 모방하고 연결하고 창조하라. 그러면 평범한 사람도 자신의 영역을 넘어 세상을 더 멋지고 아름답게 만드는, 창조의 주인공이 될 것입니다. 이 도서에서 말하는 모방은 결국 기존지식의 새로운 편집의 형태와 똑같다는 말입니다.